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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구자 시국 선언

  • 작성자 사진: humanrightslaw2015
    humanrightslaw2015
  • 2024년 12월 11일
  • 2분 분량

당신은 우리의 자유와 평화로운 일상을 찬탈할 수 없다


2024년 12월 3일 밤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어 계엄사령부가 포고령 제1호를 발동했다. 이로써 대한민국 전역에서 의회·정당 활동과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헌법상 보장된 집회·결사·시위·언론·출판의 자유를 일거에 빼앗았다. 영장 없는 체포·구금·압수수색으로 시민들을 겁박하고 위반시 “처단한다”고 위협했다.


시민들은 공포에 승복하지 않고 존엄하게 맞섰다. 국회 담장을 에워싸고 의사당 문을 막아서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민주적 절차의 공간을 온몸으로 보위했고, 그 길을 막아선 군인과 경찰들에게 우리가 동료 시민임을 소리쳐 상기시켰다. 공권력이 시민의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찬탈하는 데 이용될 때, 당신들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으며 그 권력은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님을 엄중하게 선고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에게 위임했던 권력을 거두었고, 이제 그 무도함과 대비되는 품격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른 퇴진을 요구한다. 


윤석열은 대통령 임기 중 ‘자유’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러면서 정작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인권활동가를 “반국가세력”이라고 낙인찍었고, 차별금지법이 공산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궤변으로 소수자 혐오를 일삼고 인권을 왜곡하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임명했다. 급기야 윤석열은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국민의 자유와 행복’의 이름으로 시민들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한 폭거를 온 세계가 목도했다.


인권이란 누구에게도 결코 양도하거나 빼앗길 수 없는 것임을, 다시금 숙연한 마음으로 되뇐다. 인권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인권활동가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손쉽게 흔들리게 됨을 뼈아프게 목격한다. 소수자를 향한 혐오에 침묵할 때 결국 모두의 인권이 위태로워진다는 교훈을 되새긴다. 각자의 고유함을 존중하는 평등한 사회에서 우리가 온전히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장애인, 여성, 퀴어, 이주민 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어울려 살아갈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탄핵 촉구 집회가 다채로운 색으로 일렁이고 있다. 국회 앞과 전국에서 일어나는 이 축제는, 우리가 함께 모여 말과 노래, 당당한 표정과 몸짓으로 자유를 만끽하는 이 빛의 광장이, 무도한 겁박과 공포의 어둠을 이기는 가장 아름답고 힘이 센 저항임을 알린다. 수많은 죽음과 저항으로, 또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애쓴 결과로 쟁취한 일상의 자유와 행복을,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지키고 한껏 향유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광장에서나 탄핵 이후에나 모두의 인권은 새로운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여야 한다. 


우리는 요구한다. 대통령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회는 속히 윤석열에게 맡겼던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그와 그에게 동조한 세력들이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으로 공권력을 사용한 죄를 물어야 한다. 시민이 위임한 권력으로 인권을 침탈하거나 그러한 자를 비호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 또한 야당을 포함한 모든 국회의원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이제라도 모두의 인권을 실현할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라.


 2024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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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11. 14:10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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